짧은생각들

노래여울 공연 연습을 위한 전제

고상 2011. 1. 2. 14:03

 2009년 6월 14일에 쓴 글. 09년 1학기 공연을 마치고 '노래여울 에서의 공연' 이라는 걸 간단히 정리해 보려고 썼다. 09년 1학기 공연은 내게 6번째 정기 공연이었다. 비교적 다른 사람 보다 많은 공연을 한 후에 공연 준비를 위한 나름의 결론을 내려보았다 (아마 이 글은 공연이 끝나고 후배들의 성에 안차는 공연 준비를 보고 쓴 글인 것 같다)


 노래여울 공연 연습을 위한 전제

1. 노래(Vocal)도 하나의 악기이다.

 기악반은 노래 반주기가 아니다. 하나하나가 곡의 요소이고 각 악기들이 조화 되어서 음악이 된다. 보컬들은 만들어진 음악에 자기가 노래만 부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동방과 노래방을 혼동 해서는 안된다. 자신도 하나의 악기임을 잊지 말고 곡을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기악반은 곡 하나를 위해서 보컬 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Professional 해야 한다.

 "우리는 프로가 아니다, 즐기면서 하자"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가끔씩).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프로페셔널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프로라면 어느 정도만 연습을 해도 무대 위에서 충분히 멋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 이미 쌓여진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악기를 익힌지 1년 안팎 밖에 되지 않은 아마추어 중에서도 초보 밴드 이다. 무대 위에 선다는 건 관객들에게 경외감을 주진 못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만족할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 줘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최소한의 수준의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온 힘을 다해서 프로페셔널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악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되는 연주자들 혹은 대다수의 보컬들이 아주 최소한의 것만 연습하고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몰라서 그러는 경우도 있다. 바로 윗 학번들이 하는 것만 보고 따라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연습 과정 없이 어영부영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가게 되면 분명히 티가 나게 되고, 심할 경우에는 음악 동아리 답지 못한 공연을 하게 되기도 한다(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한 소절의 노래를 부르는데도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강,약이 있고 음의 폭, 울림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규칙적인 연습에서 얻을 수 있는 안정된 호흡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기타 솔로도 다 똑같은 솔로가 아니다. 그저 그 음만 짚으면 되는게 아니라 왼손, 혹은 오른손의 위치, 느낌에 따라서 그 소리가 완전히 달라진다. 되도록 원곡에 가깝게 연습을 하려고 노력해야 실력의 향상이 있고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다. 공연 결과는 프로페셔널 하지 못할 지 몰라도 과정은 프로페셔널 해야한다.

3. 다같이 하나가 되서 연습하는 게 보기 좋다.

 동아리 특성상 한번의 공연에 20~30명의 사람들이 참가하게 된다. 크게는 5학번,6학번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학번의 사람들이 함께 공연 준비를 하게 된다. 다 바쁘고 각자 해야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다. 연습은 산만해 지기 쉽고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동아리에 적응을 못하고 얼굴만 비추는 사람이 중요한 장을 맡게 될 경우 연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공연 주체들의 역할은 이런 산만할 수도 있는 연습 과정을 제대로 잡아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선배들의 역할은 공연 주체들과 함께 올바른 연습 방향을 맞춰 가며 공연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하나가 되서 연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좋은 연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간단한 방법 중에 하나는 바로 시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제 시간에 전원이 모여서 연습을 시작하고 늦지 않게 끝내는 것이 모두가 가장 쉽고 안정적으로 연습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런 연습 과정이 잘 지켜졌을 때 정말 소중한 추억을 다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다. 


2011.1.1 에 덧붙이자면,,

 내가 가창주체를 맡았던 06년 1학기 공연이 내게는 가장 기억에 남고 즐거운 공연 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다시 객관적으로 그 공연에 대해 생각해 보면 위의 세가지를 그렇게 잘 지켰던 것 같지는 않다. 나 역시 지각을 많이 했고 프로페셔널 이란 것도 그때는 생각 하면서 연습하지 않았다. 근데 그 때 공연이 유난히 좋은 기억으로 남는 건 아마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서 연습 했기 때문인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