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2016. 1. 8. 16:55

삼화토, 잡상, 부시, 오지창

[삼화토]

 지붕 위를 보시면 용마루에 흰 테두리를 두른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궁궐에 왜 흰 페인트를 칠했느냐 하고 의아해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페인트가 아니라 삼화토 라고 하는 우리 조상들이 집을 지을 때 다양하게 활용한 재료입니다. 삼화토는 석회질(석회암을 불에 구워 탄산가스를 없앤 뒤 곱게 빻은 석회 가루), 황토(진흙), 석비례(하얀 화강암 가루) 1:1:1로 섞어 만든 것입니다. 황토와 석비례는 물기를 막고 잘 붙게 해줍니다. 삼화토는 창덕궁 안에서도 화계의 담이나 굴뚝 그리고 예쁜 담장의 돌과 돌 사이에 삼화토를 바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삼화토는 아주 중요한 건축 재료였습니다. 벽에 바른 진흙이 자꾸 무너져 내리는 황토만으로는 집을 지을 수 없기 때문인데요, 황토에 삼화토를 넣어야 버티는 힘이 생기고 들이치는 비도 막아줄 수 있다고 합니다. 옛날 시멘트라고 할 수 있는 삼화토는 현대 기술로 만든 시멘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우수한 재료 입니다.

[잡상]

지붕 한켠에보면 알수 없는 조각상들이 지붕에 많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잡상 이라고 부릅니다. 요괴나 잡귀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막는 동물 모양 조각 입니다. 이 잡상들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서유기 주인공들이 모델이라고 합니다. 순서대로 삼장법사,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입니다. 

[부시, 오지창]

 창덕궁은 산기슭에 지어져 산짐승이 많이 드나들었습니다. 멧돼지가 인정전에 뛰어든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산짐승들은 사람들이 몰아서 쫓아내거나 잡으면 됬었지만 산새를 포함한 많은 새들이 싸 놓은 새똥은 큰 문제였다고 합니다. 새똥에는 요산이라는 독한 물질이 있는데 쇠도 금방 녹슬게 할 만큼 독하니 단청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건 물론이고 나무도 쉽게 썩게 했다고 합니다. 이에 부시와 오지창을 만들어 아예 새들이 앉거나 둥지를 틀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부시는 처마마다 쳐놓은 그물입니다. 새가 처마에 앉거나 둥지 트는 것을 마기 위해, 그리고 뱀이 올라오지 못하게 쳐놓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명주실로 가는 비단실을 여러겹 꼬아 만든 명주실로 부시를 짰는데 아주 튼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단실이 아무리 강해도 좀이나 곰팡이에는 약해서 점차 구리로 실을 만들어서 부시를 짰다고 합니다. 오자창은 처마 안쪽에 군데군데 뾰족하게 박아놓은 작은 창살 입니다. 부시를 칠 수 없는 서까래 아래의 구석진 곳이나 회랑, 지붕 위나 용마루 지붕이 낮은 건물의 처마 같은 곳에 오지창을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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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

 창덕궁의 여러 건물들은 나무 가운데 제일로 치는 소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소나무는 단단하고 강해서 오래가고 잘 비틀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나무라도 돌보다 잘 썩고 벌레가 꼬여서 더러워지기 쉬운데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예부터 쓰던 방법이 단청입니다. 단청을 하면 집을 오래 보존할 수 있고 또한 멋지고 웅장해 보입니다. 하지만 비용과 수고가 많이 들어서 단청은 일반 백성의 집에서는 할 수 없었고 부처님을 모셨던 대웅전, 임금님이 계신 궁궐, 지방 관아, 사당 같은 곳에만 단청을 올렸습니다.

 단청은 흰색, 검은색, 푸른색, 붉은색, 누런색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 다섯가지 색을 오방색이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자연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으로 여겼던 오행 (, , , , )을 토대로 합니다. 나무는 푸른색이고 불은 붉은색입니다. 흙은 누런색, 쇠는 흰색, 물은 검정색입니다. 이 중 흰색과 검은색을 뺀 푸른색, 붉은색, 누런색은 삼원색 입니다. 삼원색을 이용하면 만들지 못하는 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색을 함부로 쓸 수는 없었습니다. 궁궐, 관아, , 서원, 향교와 같이 건물의 용도에 따라, 궁궐의 등급에 따라 사용하는 색이 달랐습니다. 왕이나 왕족이 사용하는 건물은 등급이 높아 아름다운 무늬와 다양한 색을 사용했습니다. 편전인 희정당은 주인이 왕이어서 다양한 색을 이용한 아름다운 금문 , 비단처럼 아름다운 무늬를 썼습니다. 나인들이 묵었음직한 대조전 뒤의 자그마한 건물은 단청의 기본인 주칠만 한뒤 간단한 무늬와 색으로 선을 긋거나 면을 메웠습니다. 사대부가의 집을 본뜬 연경당의 경우에는 가칠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청에 쓰이는 물감은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지금이야 물감이나 페인트를 화학 공장에서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내지만, 옛날에는 물감 만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에서 색을 찾아내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들여 일일이 물감을 만들었습니다. 단청에 쓰는 물감을 안료라고 하는데 흰색은 하얀흙을 누런색은 누런흙을 깨끗하게 걸러 구워 만들었고, 검은색은 소나무를 태울 때 나는 그을음으로 만든 먹을 이용했습니다. 푸른색과 붉은 색은 녹슨 철이나 녹슨 동, , 황화수은, 코발트 같은 금속 물질을 가진 돌에서 찾아냈습니다.

 단청을 한 나무들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벌레가 들거나 좀이 슬지 않고 습기에도 강해 썩지 않습니다. 빛이나 열에 강해서 색이 잘 바라지도 않구요. 페인트는 바람과 비와 햇빛에 변하는데 반해 단청은 오랜 세월이 지나 색이 바래도 지저분하거나 더러워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런 멋을 풍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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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요직

고도로 발달된 관료 체계를 갖춘 조선시대의 관리들에게 승진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관직의 품계와 관계없이 선비라면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이른바 청요직이다. 청요직은 시대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대개 사헌부의 장령 1인, 홍문관 당하관 12인, 이조전랑 6인, 예문관 한림 8인을 지칭한다. 이들은 결코 품계가 높지는 않았으나 고위직 관리를 견제하는 역할을 했기에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자부심의 배경에는 탐관오리의 자손은 후에 사면을 받아도 절대 오를 수 없느 관직 이라는 점도 기인했다. 그래서 2품(육조판서) 이상의 고위 관직에 오르지 못해도 청요직을 제대로 수행한 조상이 있다면 그 가문은 명문가로 인정을 받았고 백성과 선비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삼사 - 홍문관, 사간원, 사헌부 조선의 선비들을 삼사의 수장이 되는 것을 영예롭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의정부와 육조의 으뜸벼슬, 즉 삼정승과 육조판서는 과거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임명될 수 있는 자리였던 것과 달리, 삼사의 관리들은 과거시험을 통해 벼슬에 진출한 사람만이 갈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홍문관은 조선시대 청요직의 상징으로서 '옥당'으로 불리며 모든 선비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관직으로 손꼽혔다. 실제로 홍문관 관리를 제대로 수행하면 비록 낮은 품계라도 친족에게 벼슬길을 내주는 음서가 공식적으로 시행되었다. 또한 정승, 판서 등 고위관리들은 거의 예외없이 거쳐간, 진정한 엘리트 출세 코스였다. 왜? 선비들이 선망하는 관직이 된 걸까? 홍문관의 기본 역할은 궁중의 경서, 사적의 관리, 문한(문장을 작성하는 것에 관한 일, 또는 글을 잘 짓는 사람)의 처리 및 임금에게 자문을 하는 일이다. 임금의 자문에 응하는 임무 때문에 품계는 낮지만 임금을 볼 기회가 잦았고, 조정의 옳고 그름을 논하거나 간언하는 입장에 있었으므로 영향력이 막강하였다. 흔히 사헌부, 사간원과 더불어 언론삼사라고 불리는데, 사헌부와 사간원이 함께 탄핵을 해도 임금이 그 간언을 듣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홍문관이 합세하여 간언하였고, 삼사가 함께 간언을 올릴경우 임금은 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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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숨결 창덕궁 길라잡이

 2015년부터 우리문화숨결이라는 자원봉사 단체에서 궁궐, 역사 관련 교육을 받았다. 1월~3월 동안 수업을 듣고, 4월~10월에는 수습 과제를 이행했고, 마침내 정식 궁궐 길라잡이로서 창덕궁 해설 안내를 시작하게 되었다. 

 참고 서적은 많이 있는데 아직 제대로 읽거나 정리를 하지 않았고, 웹 상에서 접한 여러 정보들도 여기저기에 산발적으로 저장해 놓은 상태이다. 앞으로는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 블로그에 요약 정리 하는 방식으로 점차 지식을 축적해 나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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