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혼자서 조용히 아이맥 앞에 앉아서 예전에 썼던 글들을 읽는 시간이 좋다. 마치 2010년에 IICD 에 있던 아이맥에 조용히 앉아 있는 기분이랄까 (여유가 생겼을때 제일 먼저 아이맥을 구입한 이유는 IICD 에서의 영향이 크다). 그때 그때 조금씩 생각들을 적어 놓았던 것들이 지금의 내 모습도 돌아보게 한다. 대학생일 때는 사색의 시간이 훨씬 많았다. 특히 미국과 모잠비크에 있었을때는 고요한 생각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았었다. 회사원이 된 후에는 그보다는 일과 진로에 대한 생각이 주를 이뤘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퇴근하기 위해 출근하는 것' 에 대한 회의가 컸었던 것 같다. 글을 읽어야 생각나는 걸 보면 그새 많이 까먹은 것 같다 ㅎㅎ. 일보다 많은 계획, 보고를 위한 보고, 무의미한 보고서, 회의를 위한 회의, 소설써서 보고하기 등.. 하고싶지 않은 것이 참 많았는데 그새 남의 일이 되어 버렸다.
지금의 고민은 좀 결이 다르다.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실질적이랄까.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 나가고 싶은데, 자금도 인력도 실력도 부족하고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다. 무슨 일이라도 나면 순식간에 멈춰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지만 마땅히 방도도 없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바꿔 나가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어보이고.. 누군가 일을 덜어 도와줄 귀인이 한명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한다.
매일 아기를 보면서 행복해 하고 시간도 많이 쓰는데 그런 와중에도 일말의 죄책감이 들곤 한다. 마냥 이렇게 아기만 바라볼 때가 아닌데, 할 거도 제때 해놔야 나중에 뭔 일이 있어도 대처를 할 수 있는데.. 걱정만 하고 실행이 없는 것은 너무 네거티브한 일이다 (와중에 골프도 더 치고 싶다 ㅠ).
모든 걸 제쳐두고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을 하나만 꼽는다면 뭘까? 거기서 부터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