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들 2011. 4. 20. 09:10

신뢰



 신뢰란 어떤 의미일까. 한자어로 풀이해 보면 믿을 신, 의뢰할 뢰를 쓰는 말이다. 즉 누군가를 믿고 마음을 열고 하고자 하는 말을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풀어서 보니 아무때나 쉽게 뱉을 수 있는 가벼운 단어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신뢰' 하면서 살고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 받으면서 살고 있을까. 누구도 자기 자신과 신뢰에 대해서는 쉽게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 IICD 에서 생활하면서 신뢰에 대해서 느낀점에 대해서 간단히 써보려고 한다.
 신뢰를 얻는 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개인의 능력을 인정 받는 경우도 있고 친분을 쌓으면서 신뢰를 얻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둘 중에 하나가 없어서 신뢰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IICD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같이 몇개월의 시간을 보내면서 느꼈던 점은, 그동안 내가 주로 함께 했던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예외도 있지만). 좀 더 평범한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책보다는 TV를 보는 것을 즐기고 음악은 한국 대중가요를 즐겨 들으며 영어 울렁증이 있고 가끔씩 클럽에 가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여기서 '평범한' 이라는 말은 성격상의 평범함이 아닌 한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호의 평범함을 의미한다). 일을 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불평을 먼저 말하고, 추진력 있게 일을 해나가는 것 보다는 다소 끈기가 부족하다 싶은 보통 사람들. 
 처음에는 함께 일할 때 마다 충돌하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성의 없이 대할 때도 있었고 별로 애정을 갖지도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약인 걸까. 점차 가까워지고 소통을 하면서 신뢰를 쌓아가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한가지 받았던 느낌은, 내가 여태껏 만났던 '뛰어난' 사람들 보다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신뢰를 얻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지껏 내가 보았던 사람들이 이 사회의 마이너리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가지 배웠던 점 중에 가장 중요한 점은 '애정이 없으면 소통이 불가능 하다' 는 것이다. 처음에 내가 보였던 수동적이고 개인주의 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서 소통하려 하고 애정을 갖게 되면서 서로의 신뢰를 쌓아갈 수 있었다. 신뢰를 얻는 다는 것. 어느 한명이 노력한다고 해서, 억지로 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다. 그전에 먼저 상대와 나에 대한 애정,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한 애정을 갖는게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

 2월 26일에 썼던 글을 두달이 지난 지금 블로그에 올리고있다. 다시 읽어보니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곳이 있는 것 같다. 나는 내 주위의 사람들을 소수의 뛰어난 사람들과 대조되는 다수의 보통 사람들 이라고 하면서 암묵적으로 그 사람들을 비하하고 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내 자신은 아마 내가 뛰어난 사람들에 속한다고 생각 했던 것 같다. 나는 책을 좋아하시고 음악에도 조예가 있으시며 영어 울렁증은 남의 얘기인 사람이시기 때문이다 (건방진 놈). 일할때 불평하지 않고, 끈기있게 추진해 나가는 것 다 내가 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이렇게 보면 참 내 중심적으로 주위사람들을 평가하고 내 중심적으로 글을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다른 사람 눈에는 그 사람의 시각과 생각이 반영되서 나에 대한 평가가 나올텐데. 

 어쩌면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는 방법은 이런 내 자기 중심적인  '시각'을 좀 더 폭넓고 깊게 넓히는 데에서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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