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싶은것 2011. 4. 22. 05:21

2010.09.23



 예전에 써놨던 글을 옴기려고 일기장을 뒤졌다. 미국에 오기 전에 미리 계획했었던 것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제 2주면 아프리카로 떠나게 되는데 그전에 한번 얼마나 목표에 다가갔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10.09.23

 이번 추석은 wander 하던 내게 wonderful한 추석이었다. 애초 계획했던 영어 공부는 안했지만 앞으로 무언가를 해나갈 수 있다는 motivation을 강력하게 받을 수 있었다. 먼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용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라 너는 할 수 있다" 라는 외삼촌의 말씀이다. 이보다 흥분되고 감격적인 말이 있을까. 앞으로도 그 느낌, 그때의 목소리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진인사 대천명' 내가 수없이 생각해 왔고 말해 왔던 것인데 힘든 시기에 다른 사람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되니까 도움이 많이 된다.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도 진심을 다한 따뜻한 말이라면 충분히 감동을 받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20 대는 원래 그런 시기이다. 일단 최선을 다하고 보자. 그게 바로 정욱이가 말했던 나다운 style이 아닐까. 그리고 일기를 매일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생각을 풀어놓자.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은 PD가 되지 않더라도 논리적인 사고와 유연하고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한 길일 것이다.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고, 적도록 하자. 세번째는 영어공부이다. listening이 speaking보다 더 어렵다는 것... 나는 정상적이었다. 무조건 많이 외우는 놈한테는 못당한다. 많은 표현을 외워놓자. 
 사실 대학생활 중에 처음으로 가지는 1년간의 무적 상태, 진정한 방학이다. 무의미하게 보냈던 지난 시간들이 아쉽지만 아직도 하고 싶은게 정말 많이 있다. 정말 많다. KATUSA에서 꿈의 일년이라고 내가 생각했던 그  마지막인 줄 알았던 시간이 한번 더 왔다고 볼 수 있다. 목표는 조금 더 뚜렷하다. 입장은 더 난처하고 나는 더 성숙했다. 나는 할 수 있다. 용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멋지게 다 먹어치워 버릴 열정과 의지가 있다.

 1년 동안 하고 싶은 것들

- 영어공부  자연스러운 일상 회화와 영화나 미드, 뉴스를 볼 수 있을 정도의 리스닝. 문법적인 실수가 비교적 적고 자연스러운 라이팅과 영어 소설을 볼 수 있을 정도의 리딩. 
- 피아노  체르니 100번 수준의 곡을 악보 보고 치기. 반주 코드만 보고 자연스럽게 연주하기. 레파토리 5개 만들기 ( let it be, hey jude, rain, 고백을 앞두고, 달팽이)
- photoshop 및 일러스트  인터넷강의 + 연습
- 글쓰기  논리적인글, 지식이 많이 필요한글 -> 승민이형에게 자문. 감성적인 글 -> 배배배에게 자문. 글쓰기 서적을 독파 후 많은 연습.
- 그림 그리기  노보람에게 질문. 혼자서 하루에 30분이라도 투자.
- 경제학 원론 수준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파악해 놓기


2011.4.21 에 덧붙여서...

 나는 계획을 짜고 꾸준히 그것을 실행하는 것을 잘 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항상 의욕만 앞서서 무리한 계획을하고 한 3일 정도 온힘을 다해서 따라가다가 4, 5일 지나면서 계획의 절반 정도만 실천하고 몇 일 뒤에는 힘들어서 쉬어버리는, 전형적인 타입이다. 그래도 한 가지 신기한 것은 한번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언젠가 다시 또 시도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번째 시도시에는 첫번째보다 더 수월하게 하고자 한 것을 이뤄 나간다. 결국에는 처음 목표한 것에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곤 한다. 
 예전에 짜놓은 계획을 보면 '욕심도 많네' 하는 생각이 들지만 나도 모르게 어느 수준까지 이루어 놓은 것을 볼때는 조금 대견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 중에 지금 우선순위에 올라 온 것 도 있다. 바로 포르투갈어 공부 인데, 앞으로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생각을 한다. 생각 만큼 공부를 안해서 문제지만...  
 요즈음 들어서 많이 나태해진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해야할 것을 안하고 안해도 될 것을 하는 횟수가 부쩍 늘어났다. 미국 생활의 막바지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아주 작은 노력이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스퍼트를 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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