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싶은것 2012. 6. 20. 01:38

Social network를 보고..


 두번째 감상이다. 처음 봤을 때는 모잠비크에 있을 때 비오고 정전이 됐던 날 방바닥에 깔린 매트에 누워서 봤었고, 오늘은 기말고사를 보고 실망감에 이리저리 방향을 못잡고 있다가 그냥 외장하드에 있는 영화를 틀었다. 역시 좋다. 잘 만들어져서 좋은 영화라고 하는거라기 보다는 그 안에 있는 '젊음'과 '자유' 그리고 같은 또래 주인공들의 '삶의 무대'가 너무나 부럽다. 웅장한 하버드에서의 생활과 벤쳐 창업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공유하는 아이디어들이 정말 좋아보인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 볼만한 생활이다. 나도 똑같이 젊고 비교적 자유롭게 살고 있지만 내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서일까, 탐난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영화를 처음 봤을때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점은 단순히 마크주커버그, 숀파커가 쿨한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 사람들은 바로 쿨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그 일에 몰두하며 살아가는 entrepreneur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문득 갖게 된 기발한 아이디어를 형상화 시키고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과 함꼐 그것을 공유하며 일하는 삶, 정말 멋지지 않은가. 영화 속의 숀파커가 했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now It's our time !  

 얼마전 H모자동차회사에 하계인턴을 지원했다가 운좋게도 마지막 면접까지 갈 수 있었다. 워낙 먼저 떴었던 인턴 공고라서 처음에는 그냥 넣어봤었는데 마지막까지 가는 걸 보며 기대를 많이 했었다. 마치 미리 합격 하기라도 한듯, 붙고나면 할 것들을 미리 생각하며 국내 최고의 대기업 사원이 된다는 꿈에 많이 설레었었다. 그러던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결국 이번에 합격하게 되면 난 그냥 일반 회사원이 되는 건데, 이게 그렇게 기뻐할만큼 큰 경사인가? 내 어릴적 꿈은 대기업 회사원이었나?' 지금 같은 취업난에 어디 회사에 들어가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 라는 걸 안다. 하지만 정년 보장되고 돈 많이 주는 직장에 들어간다는게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꿈이 된다는 현실이 조금 초라하게 느껴졌다. 다행인건 이번 인턴 실패를 통해서 앞으로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조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사실 영화 속의 삶은 어디까지나 영화 속이라는 걸 알고있다. 여러 미국 도시들을 다니면서 미국인들이 어떻게 사는 지 보았고 조명보다는 어둠에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나라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수많은 것들도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그래도 아직 잘 모르는게 많을 것 같지만). 하지만 자기가 정말 '원하는'일을 찾아서 한다는 점에서 Social network의 주인공들은 너무 빛이 난다. 주커버그는 주커버그의 방식으로, 숀파커는 숀파커대로 그리고 불쌍한 에두아르도는 나름대로 그 인생의 멋진 주인이다. 


아, 그런데 영화 속의 숀파커는 실제와 완전 다르게 묘사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숀파커와 에두아르도와의 관계는 좋다고 하는데... 그럼... Did Mark set him up ??? 

나라면 사업상의 견해 차이에 따라 동업자 친구를 버릴 수 있을까? 

버릴 수 있다면 그건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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