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생각들 2012. 3. 2. 14:21

2012. 고민의 흔적


By descartes

1. 자신의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치에 복종하고 온건하며 신앙을 굳건히 하고 극단적인 의견의 편에 서지 마라.
2. 행동을 취하는 순간에는 의연하고 명확한 태도를 취하라. 아무리 의심스러운 결정이었다 하더라도 일단 결정을 내린 다음이라면 완전한 확신을 갖고 그것에 따르라.
3. 주어진 운명에 따르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이전에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다스리는 데 주력하라.
4. 위 세가지를 실천하는 바탕 위에서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라.

 써놓고 보니 적극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네.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3~4년간 생각해왔던 PD라는 직업에 흥미가 떨어졌고(흥미라고 표현을 하니 조금 그렇네), 좀 더 넓은 세상을 향해서 할 수 있는 일이 하고 싶어졌다. 왜 PD 라는 길에 흥미가 떨어졌는지 생각을 해 보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글쓰기에 자신이 없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이다 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본다면 내 가치관에 대한 구체적인 통찰이 없었기 때문에 PD라는 직종에도 깊이 파고들지 못했던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느냐를 고민하기 전에 내 가치관이 무엇이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라는 존재가 실존재로 가장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명확한 가치관을 세우고 그것을 토대로 노력하면서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고, 결과적으로는 직업과 함께 자아를 실현해야 한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뚜렷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꿈꾸는 내 미래는?
 22살때 성당에서 창세기 연수를 갔던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고해성사를 해주셨던 신부님이 하셨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유능하면서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그 당시에는 굉장히 가슴에 와닿았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기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지금 상태에서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몸에 베게 할 자신이 없다.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통해 보람과 기쁨을 얻고 싶다. 이렇게 본다면 내가 중요시 여기는 직업 선택에서의 내 가치관은 '유능함' (내가 적성을 잘 발휘할 수 있는)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
 20살 부터 이런 저런 경험들을 했다. 종류가 그렇게 다양했던 것은 아니지만 몇몇 경험들은 깊이 있게 공을 들여서 했었다. 돌이켜보면 난 새로운 경험, 새로운 시도에 그다지 거리낌이 없었던 것 같다. Risk를 조금 덜 회피했다고 볼 수 있을까. 물론 나이가 어렸고 취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던 일이기에 맘 편히 했던 거지만 난 경험을 쌓는 것을 즐기는 타입의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 보다는 새로운 자극을 더 추구한다. 그래서 내 가치관의 두번째 요소는 '경험' (내게 경험이 될 수 있는 일)이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때 부터 일렉기타 레슨을 받았다 한 학기 뒤면 군입대를 하는 상황이라 놀러나 다니지 뭐하러 기타를 배우냐 하는 말들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당시 내가 생각했던 건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이런 기회는 절대 오지 않을 거라는 것이었다. 아프리카 행을 결정했던 이유도 지금이 내가 아프리카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난 쉽게 돌아오지 않을 기회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만일 내가 관심있는 분야에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잠시 하던 것들의 우선순위를 바꿔서라도 꼭 시도를 해보려 한다. 인생은 짧다. 지금 하지 않는다면 언제 올 지 모르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내 가치관의 세번째 요소는 '기회' (지금 이시간이 아니면 오지않을) 이다.
 위 세가지 요소들은 모두 '열정'과 함께 한다. 나를 여지껏 움직였던 가장 큰 동력은 바로 열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들은 하나의 이미지로 내 기억속에서 생생하게 존재한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던 느낌들, 오직 열정만이 내 차의 연료가 될 수 있다. 아직도 나는 내차가 현대찬지 기아찬지 외제찬지 갈팡질팡 하고 있지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유능함, 경험, 기회에 대한 가능성을 싣고 열정과 함께 나아가는 내 차를 분명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일에 노력을 하면서 늘 새로운 경험을 갈망하고 내게 오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 늘 뜨거운 열정과 함께 나아가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가치관 : 생활의 여러 국면과 과정에서 가치판단이나 가치선택을 행사할 때 일관되게 작용하는 가치기준               과 그것을 정당화하는 근거, 혹은 신념의 체계적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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